2005~06 방랑 Part2/대마왕이 서쪽으로 간 까닭은??..India

자이뿌르 법정에 서다

大魔王 2009. 11. 19. 14:16

다음 여행지는 자이뿌르....근디...자이뿌르에서 봉변을 당한다...-_-;;

무슨 봉변???

 

얘기는 대충 이렇다.

자이살메르에서 저녁버스를 타고 새벽에 자이뿌르에 도착했다.

뭐...언제나 그렇지만 새벽에 새로운 도시에 떨어지면....우선 잠도 덜깨었고...또 지리도 익숙치 않아 이리저리 헤매야한다....

어이씨랑 대마왕....안달녀에 앞에서서 둘이서 애기하면서 거리를 헤메고 있는디....뒤에서 "악~~~!!"하는 안달녀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안달녀는 쭈그려 앉아있고....그 옆에 사이클릭샤 왈라(자전거 택시 운전사)가 도망가고 있다....이런...뻔할 뻔자 상황...치한사건이다.

젠장...여행하면서 숱하게 들은 치한사건이 우리에게 일어나다니....여자끼리 다니는 여행자라면 모를까....남자 두명이나 같이는 여자한테서 이런일이 발생하다니....이건 우리에 대한 도전이다.

특히나 남편인 어이군 앞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사태를 직감한 어이군과 대마왕...가방을 집어 던지고 열심히 추적한다...근디 이눔 싸이클릭샤를 중간에 멈추고 히죽히죽 웃고 있다....완전 뚜껑이 열린다.

흥분한 어이군 손에 쥐고 있던 과일을 집어 던지며 쫓고....대마왕 역시 엄청난 속도로 쫓기 시작한다.

 

결국 싸이클릭샤를 붙잡았는데....이눔 싸이클릭샤를 두고 도망가 버린다.

기진맥진한 것두 있지만 우선은 혼자 있는 안달녀가 걱정이 되어 싸이클릭샤를 가지고 돌아왔다.

 

안달녀를 달래고 진정시켰는데...문제는 남자들이 더 흥분해 버렸다.

 

"쓰펄~~우짤까?? 그눔??"

"그래도 싸이클릭샤를 잡았으니...그눔 잡는것도 문제없지 않겠어?? 사이클릭샤들고 경찰서에 신고하자..그럼 잡을 수 있것지"

"그래도 그건 너무 오버 아닌가???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일이고...또 경찰서에 신고해서 그 눔 잡히면 그눔은 아마 개맞듯이 맞는건 분명한데...."

"에이...그래두 이건 엄연한 범법행위잖아?? 그리고 인도눔들...자기나라 여자한테 이런 성추행을 하면 동네에서 맞아 죽는다는데....이눔들 외국인 여자...그것도 특히나 한국이랑 일본여자한테 유독 더 심하게 한다고 하는데....신고해서 본보기를 만들 필요가 있잖아??"

 

대충 이런 대화가 오고 간뒤 경찰서로 신고하기로 하고 싸이클릭샤를 끌고 경찰서를 찾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기념사진을 찍는 남정네들....참나....무신 벼슬했다고...-_-;;

암튼 물어물어 경찰서를 찾아가는디....이방인들이 싸이클릭샤를 끌고 가는게 이상했던지 동네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한다.

 

 

여기가 경찰서....담당자를 찾아 신고를 하니 조서를 쓰기 시작한다.

젠장...중국서도 조서를 썼었는디...인도에서도 쓰다니....난 드디어 세나라에 경찰서에서 조서를 써본...드문 경험의 소유자가 되어 버렸다....-_-;;

(세나라는 한국, 중국, 인도라는 뜻....중국서도 내 잘못이라기 보다는 번호판 없는 차를 타서리....^^ 자세한 내용은 중국여행기에서 보도록~~!!)

 

암튼 열심히 조서를 쓰는 중에 그 문제의 싸이클릭샤왈라가 잡혀 온다.....자기의 전재산인 싸이클릭샤를 빼앗기자 우리 주변을 얼쩡거리면서 우리가 싸이클릭샤를 두고 가길 기다리다 경찰서까지 오자 경찰서 주변을 얼쩡거리다가 잡힌 모양이다.

 

 

경찰서 내부의 모습.....

역시나 잡혀온 릭샤왈라는 우선 두들겨 맞기부터 시작한다...-_-;;

한쪽 귀퉁이에 앉아 경찰이 묻는 대답에 답하는데....의자에 앉은 것도 아니고 쭈구려서 대답한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짓을 하면 날아가는 귀싸데기....-_-;;

그눔이 한 짓거리는 용서가 안되지만 불쌍한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다.

짜식....처음에 그냥 우리한테 붙잡혀서 몇대 두들겨 맞고 용서를 빌었으면 되었을것을...

우리에게 계속 불쌍한 눈빛을 보내며 용서해달라고 손을 빌고 있지만....어쩌것냐...이미 경찰서까지 와 버린것을....

 

경찰서 안에서 엄청난 양의 조서를 꾸민다....그 조서마다 엄청난 양의 싸인을...-_-;;

물론 워드프로세서가 없어서 전부 손으로 적는데...같은 내용의 조서를 여러겹의 먹지를 대고 여러장 한꺼번에 적어 댄다.

현장검증도 한다....헉~~!!

 

아침부터 계속된 어이없는 일에 몸도 맘도 지쳐가는데...시간은 11시가 넘어가는데....밥도 못먹고 숙소도 못정했는데...끝날 생각을 안한다...,-_-;;

 

거의 사정하다시피...1시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몇번이나 받은 후에나 경찰서를 나올수 있었다.

우선 숙소를 구하고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경찰서로 향했다.

 

이제 확인만 하면 끝나겠지 하고 가볍게 갔는디....담당자 왈 "고소를 했으니 법정에 출두해야 한단다"....헉~~~~~~~~~~~~!!!!

그냥 진술서 받고 즉심에 넘기면 될것을....이눔의 나라는 우리랑 사법제도가 많이 틀린 모양이다..-_-;;

 

젠장....한국법정도 나가는게 싫었는데....(예전에 집시법위반으로 즉심에 간 적이....^^;;) 이제 인도법정까지 가게 되다니...

 

 

여기가 인도 법원의 내부....물론 법정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다.

 

 

법정에 들어가기 앞서 담당자가 다시한번 여러가지 확인을 한다.

이런 저런 확인을 하다가....나중에 판사가 이 사람의 처벌을 원하냐고 물으면 반드시 그렇다라고 애기해란다...잉??

 

이미 어느정도 맘이 풀리고....또 더이상 일이 커지길 싫어한 우리일행은 우리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니 그러면 안된다고 난리다...짜식 건수 올리고 싶어서 그러나???

만약 처벌 받게되면 어느정도냐고 하니 한 3일정도 구치소에 있게 된단다....흠...뭐 그정도면 적당한 처벌일수도....

그래도 맘약한 우리 일행 처벌을 원치 않는 쪽으로 맘을 굳힌다.

 

 

근데 특이한게 이런 작은 사건이지만 피고를 위해 국선 변호사가 변호를 해준다.

영국지배의 영향으로 법제도는 잘 되어 있다는 애기는 들은거 같긴 한데....근데...결국 이눔의 변호사때문에 일이 더 커진다.

 

릭샤왈라랑 변호사가 만나서 뭐라고 쑥덕거리더니....자기는 절대 안달녀의 가슴을 더듬지 않았단다....그냥 옷만 만졌단다....갑자기 또 뚜껑이 열린다.

 

법정이 시작되고 증언을 하는데...자기는 절대 만지지 않았단다....우쒸~~!!!

안그래도 하루를 여행이 아닌 엉뚱한 곳에 쏟으면서 정신적으로도 무지 짜증나는 상태인디....

 

근디 더 짜증나는건 이 변호사의 말꼬리 잡기....

"가해자가 피해자의 옷을 만졌을때 어디 있었냐??"라고 질문하면 어디 있었다라고 대답하고...그럼 "봐라 이 참고인도 가해자가 옷을 만졌다고 인정하지 않냐"....뭐 이런식이다.....

이건 완전히 영어듣기평가다....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이해해야하고....절대 변호사의 꾐에 넘어가면 안된다....그러다 보니 어쩔수 없이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당신 부인이 이런일 당하면 당신 어떻할거야???"

"우린 분명히 가슴을 만졌다고 몇번을 애기했는데 왜 당신은 자꾸 옷을 만졌다고 얘기하는거야~~!!"

 

이런 애기를 적으면 '저눔들 영어 좀 하나 본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원래 우리네 민족이 술먹거나 흥분하면 영어를 잘하는게 특징아닌가???

 

근디....웃기는 사실..

안달녀가 젤 첨으로 증언을 하러 올라갔는데...판사가 묻는다.

"당신 카스트는 뭐냐?"...잉??? 외국인 한테 무슨 카스트??? 외국인은 인도에서 무조건 불가촉천민이라는데....불가촉천민이라 답해야 하나???

근데 옆에 변호사가 외국인은 카스트가 없다고 답해주니 넘어간다....배울만큼 배운 양반이 다른 나라는 카스트가 없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그러면서 직업을 묻는데...건축사..북디자이너...의사라고 하니 분위기가 달라진다.

옆에 검사는 악수까지 청해온다.....젠장...이눔의 뿌리 깊은 카스트의식은...-_-;;

 

치열한 법정공방이 계속되다가 판사가 애기한다....법정이 끝날 시간이 되었으니 사건심리는 내일 한단다....우잉?? 오늘 하루 망친것도 절라 억울한데 내일도 오라고???

이제 거의 울부짖는다...

"우리가 인도법정구경하러 온줄 아냐?? 우리는 여행자란 말이다 여행자~~~!!!"

또 고성이 오가니 오늘 내로 끝내겠단다....젠장...이눔의 나라도 목소리 큰눔이 장땡이다.

 

암튼 이렇게 법정공방을 고성으로 마무리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리 한잔한다.

 

 

술을 먹는데도 기분이 영 찜찜하다.

그녀석 얼마나 형량을 받을까....우리가 과연 잘한 일일까?? 인도의 릭샤왈라가 다 그렇듯 하루벌어 하루사는 사람일건데...

 

하지만 가이드북에 의하면 인도란 나라는 이전 여행지인 자이살메르만 해도 낙타사파리에서 1년에 나라마다 최소 10명의 여자들이 강간을 당한다고 한다.

또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 정도 일을 당한 여자여행자를 보는건 너무나 쉬운 일이다...어떤 여자여행자는 이 정도는 인도에서 당연하다고 넘어간다.

 

이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이들에게도 법은 존재하고 법을 떠난 인도 정서상에도 이런일을 힌디여인에게 저지르면 동네에서 맞아 죽을 정도에 엄청난 범죄인데....유독 한국, 일본 여자 여행자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또 주로 당하는 피해자가 된다.

인도남자들도....한국여행자도 서로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

 

담날....우리는 그 동네에서 달갑진 않지만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자이뿌르에서 외국인 성추행으로 법정까지간 최초의 여행자가 되어버린 우리가 신문에까지 나와버렸으니...-_-;;

(우리도 게스트하우스 매니저가 가르쳐줘서 알게 되었다.)

 

그 릭샤왈라는 이런 여러가지 정황으로 시범케이스가 되어 예상한거 보다는 더 긴 시간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되었단다.

뭐...좀 불쌍하긴 하지만....그래도 우리 사건을 통해 이런일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거 같아 위안이 된다.

 

ps: 저녁에 술을 먹으면서 어이군에게 묻는다

"아니...낮에 릭샤왈라 쫓으면서 아까운 과일은 왜 집어 던졌어요???"

"아니 그렇잖아요...뭐 화나는 것도 있지만....제가 그정도 오버를 떨어야지...안그럼 저녁에 안달녀한테 엄청나게 바가지 긁히거든여...."

 

코끝이 찡하다....결혼이란 이런걸까???ㅋㅋㅋㅋ